Views : 4582
2014.06.16 (08:05:00)


예수 부활 사건이 일어난 지 약 350여 년 후.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354~430) 성인이 삼위일체교리에 대해 고민하며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을 때였다. 한 어린아이가 바닷가에 앉아 있었다. 성인이 다가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아이는 바닷물을 모두 퍼서 이 모래 구멍에 담으려 한다고 대답했다. 성인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그게 가능하냐고 말하자 아이는 당신의 그 작은 머리로 삼위일체 교리를 이해하는 것은 가능한가라고 대꾸했다. 성인이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의 문장(紋章)에 이 전설에 나오는 작은 조개 한 개를 그려 넣어, 이성의 한계와 계시에 대한 겸허한 마음을 드러냈다. 삼위일체 교리는 이처럼 이해하기가 어렵다. 초중고등부 교리교사들은 교리 시간에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교리 중 하나가 바로 삼위일체 교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서 포기할 순 없다. 삼위일체 신비의 경이로움을 모르고 신앙생활을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삼위일체 교리는 하느님은 한 분이시지만 세 위격으로 존재하신다. 세 위격은 분리되지 않으며 전적으로 동일하고 영원하며 전능하신 한 하느님이시다로 요약된다.

 

이에 대한 가장 고전적 해석은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관계론적 설명이다. 한 분 하느님 안에는 세 가지 존재 양식이 있으며, 그 중 하나도 다른 하나가 없이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영혼의 속성을 기억, 인식, 사랑으로 정의하고, “기억, 인식, 사랑이 성부, 성자, 성령에게 해당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초기 교회에선 촛불이 불꽃과 심지, 밀랍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 것을 삼위일체에 비교하기도 했다. 밀랍을 그리스도 육신에, 심지는 그리스도의 영혼에, 불꽃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연결시킨 것이다.

 

최근 많은 현대 신학자들, 특히 칼 라너는 이 신비를 구세사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이에 따르면, 사랑이신 하느님은 사랑 안에 폐쇄된 채 머무르지 않고 당신 자신을 자유로이 외부로 건네주고자 하신다. 하느님은 사랑 자체이시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내어주려는 것과 같다. 그래서 그분은 자신의 아들인 신인(神人)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파견했고, 인간이 자신의 능력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초월적인 하느님을 올바르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성령을 보내 주셨다.

 

따라서 한 분 하느님이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가운데 여전히 파악할 수 없는 신비로 머무르는 한, 그분을 성부라고 부를 수 있다. 또 하느님의 이 자기 전달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절정을 이루는 데 우리는 이분을 성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자기 전달을 주도하는 사랑의 원리를 성령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삼위일체를 이와 같이 구세사적 관점에서 이해할 때, 우리는 삼위일체 신비가 우리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 전체를 관통함을 알 수 있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우리를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며 완성에로 이끄는 사랑의 하느님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체험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신학자들은 하느님 체험에 초점을 맞춘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아버지이신 성부 하느님은 우리 앞에 계시며 이끌어가시는 하느님이시다. 아들이신 성자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의 동반자요 벗이 되어주시는 하느님이시다. 아버지와 아들의 영이신 성령 하느님은 우리 안에 계시며 내부로부터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시는 분이시다는 설명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들이 모두 완벽한 것은 아니다. 다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좀 더 알기 쉽게 풀이하려는 방편들에 불과하다. 삼위일체 신비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신비를 체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체험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또한 그만큼 그 신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요한 복음 사가는 성령에 의해 우리가 신비에 동참할 수 있음을 밝힌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2~13)


No. Subject Nick Name 조회 Registered Date
94 김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옥중 서한
AGNES
4164 Jul 07, 2014
93 성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AGNES
4195 Jul 05, 2014
92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AGNES
4600 Jun 29, 2014
91 사제 성화의 날
AGNES
4500 Jun 27, 2014
90 예수성심 대축일
AGNES
5203 Jun 27, 2014
89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AGNES
4433 Jun 27, 2014
88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 대축일
AGNES
15309 Jun 21, 2014
Selected 삼위일체 대축일
AGNES
4582 Jun 16, 2014
86 성령강림 대축일
AGNES
7607 Jun 06, 2014
85 9일 기도의 의미와 유래
AGNES
4545 Jun 06, 2014
84 전례 典禮 (라틴어 liturgia 영어 liturgy)
AGNES
4265 Jun 03, 2014
83 팔일 축제
AGNES
4080 Jun 03, 2014
82 주님 승천 대축일 (홍보 주일)
AGNES
5111 Jun 03, 2014
81 성모마리아에 대한 5가지 교리
AGNES
4994 May 20, 2014
80 성소 (聖召)
AGNES
4509 May 10, 2014
79 노동자 성 요셉
AGNES
4759 May 02, 2014
78 시성( 諡聖)
AGNES
4587 Apr 30, 2014
77 시복 諡福 [라] beatificatio [영] beatification
AGNES
4052 Apr 30, 2014
76 예수부활 대축일 성야 미사
AGNES
4882 Apr 23, 2014
75 성금요일
AGNES
5306 Apr 23, 2014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