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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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12:33:56)

연중 제28주일

 

1독서 지혜 7,7-11

2독서 히브 4,12-13

복 음 마르 10,17-30


 

1독서는 지혜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지혜란 무엇입니까? 지혜란 인생의 이치를 아는 능력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아는 능력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은 하느님의 것이고 자기는 관리할 따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에게 이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기면 적이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갈증을 일으키며 종국에는 죽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괴롭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는 사람입니다. 2독서에서 보는 것처럼 하느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으며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훤히 알고 계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지상에서 부터 영원한 생명을 살아가는 사람이며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떤 부자가 예수님께 와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묻습니다. 복음의 맥락을 볼 때 그는 어릴 때부터 계명도 잘 지켜왔고 사회에서 가정에서도 성실한 사람입니다. 하나도 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그가 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예수님께 왔을까요? 영원한 생명은 재물로도 살 수 없고 계명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얻을 수 있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러니까 그가 울상이 되어 떠나갑니다. 가진 것에 집착되어 있어서 가진 것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부자라고 비난 받는 것도 아니고 가난하다고 무조건 칭찬 받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집착입니다. 재물이 많은 사람 중에는 그 재물이 자기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믿고 기꺼이 이웃과 나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부자지만 가난한 사람입니다. 반면에 가난하지만 받으려고만 하고 자기가 가진 것을 움켜쥐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가난하지만 부자입니다. 부자와 가난의 구별은 재물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집착의 문제입니다.

 

비단 재물만이 아니라 어떤 것에 집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생각, 내 주장, 내 방식, 내 시간, 내 명예 심지어 나의 자녀, 나의 가족 등등. 이런 것에 집착되어 있다면 영원한 생명에 들 수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캄캄한 밤에 길을 가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떨어지다가 엉겁결에 나뭇가지를 잡았습니다. 위험한 순간에 그가 매달릴 곳은 하느님 밖에 없어서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간절히 기도하자 위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래, 나다. 내가 살려주겠다. 내 말을 듣겠느냐?” “예 하느님, 하느님 말씀을 듣겠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 나무를 놓아라.” 그러나 그는 나뭇가지를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소리쳤습니다. “거기 하느님 말고 다른 사람 없나요!” 어느덧 새벽이 되어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발아래를 보자 바로 발밑이 땅이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렇게 어리석음을 범하는지요?

 

잡고 있는 것을 놓지 않으면 하느님 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놓아야 잡을 수 있는 것이 인생의 진리이고 그렇게 사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복음 말씀처럼 집착이 강해지면 낙타가 되는 것입니다. 바늘귀로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잡고 있는 것은 놓아야 하고,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하고, 주어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음 글은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장영희 저)이라는 책 내용입니다.

 

하느님 저에게 당신의 살과 피는 소용없습니다. 저는 지금 당장 제가 살아야 할 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영원한 생명도 필요없습니다. 바로 지금 살 방도를 저에게 주세요, 영원한 생명, 필요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오히려 영원하게 될까봐 겁납니다. 저는 지금 당장 한 그릇의 밥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해결되는 하나의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상했다. 그렇게 억지를 부리던 내 마음에도 고요히 순종의 마음이 일기 시작했다. 불 속에 든 생명처럼 파닥거리다가 어느새 뭐 어떻게 되겠지....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안다. 나는 눈물나는 순종의 감격을 알고 있다. 그냥 완벽하게 엎드려 비는, 하느님께 모든 걸 맡기는 절규와 침묵의 기도의 감격을 나는 안다. 6년간 유학생활, 논문이 든 가방을 도둑맞았다. 그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목발을 짚고 눈비를 맞으며 힘겹게 도서관에 다니던 일, 엉덩이에 종기가 날 정도로 꼼짝않고 책을 읽으며 지새웠던 밤들이 너무나 허무해 죽고 싶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외롭고 힘들어도 논문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만을 희망으로 삼고 살아왔는데, 이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었다. 닷새를 굶고 거울에 비친 나를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게도 내 속 깊숙이에서 어떤 목소리가 속삭이는 것이었다.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기껏해야 논문인데 뭘. 그래, 살아 있잖아....논문 따위 쯤이야.’ 조용하고 평화롭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일어서는 순명의 느낌, 아니, 예고 없는 순간에 절망이 왔듯이 예고 없이 찾아와서 다시 속삭여 주는 희망의 목소리였다.

 

이 글에서처럼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는 순종은 바로 집착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을 내려놓을 때 참 기쁨이 오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집니다. 그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을 사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죽고 나서 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부터 사는 것입니다. 잡은 것을 놓을 때 하느님의 것, 모든 것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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