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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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7 (06:22:14)

성령 강림 대축일

 

1독서 사도 2,1-11

2독서 1코린 12,3-7.12-13

복 음 요한 20,19-23

 

 

오늘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50일 째 되는 날에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강림하신 것을 기념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오늘로써 부활시기가 끝나고 내일부터 연중 시기로 들어갑니다.

 

우리가 흔히 듣는 9일 기도는 성령 강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9일 기도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특별한 바람을 간청하면서 9일 동안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 근거는 성모님과 사도들이 성령 강림을 고대하면서 9일 동안 기도한 것에서 찾습니다.

 

다른 설로는 당시 로마에서 왕이나 위대한 인물이 죽었을 때 9일 동안 슬퍼하며 기리던 풍속을 그리스도화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교황이 죽으면 9일 장을 하는 이유가 이런 풍속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하여튼 9일 기도는 우리 가톨릭 교회의 중요한 기도로써 규정된 기도문과 함께 고해성사, 미사, 영성체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구약이 성부 하느님의 시대라면 신약은 성자 예수님의 시대이고 성령 강림 후의 시대는 성령의 시대입니다. 성령은 모든 것을 묶어 하나로 만듭니다.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2독서)

 

성령 강림일은 교회의 설립일이기도 합니다. 교회의 설립일인 이유는 현세의 힘, 핍박과 죽음의 두려움, 그리고 구원과 생명에 대한 회의 때문에 숨어 있던 사도들이 유다인들과 이방인 앞에서 자신들이 보고 듣고 체험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한 것이 성령을 받고 나서부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도들의 증언과 선포에 감화돼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이제 하느님의 자녀로서 형제적 사랑 안에서 서로 돕고 빵을 나누며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공동체야말로 교회의 효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성령 강림은 공동체인 교회가 설립된 위대한 사건이고, 따라서 성령강림절은 교회의 창립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은 하나가 될 때 평온함을 느낍니다. 분리되어 있으면 끊임없이 불안해합니다. 정신적인 결함도 인격체가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고 분열될 때 생깁니다. 하느님에게서 나온 인간은 하느님과 하나가 되기를 끊임없이 추구합니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부름에 대한 응답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이 말씀에는 괜찮아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시 제자들은 예수님께 대한 죄책감, 자기들도 예수님처럼 잡혀 죽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무력하게 죽어간 스승에 대한 절망감 등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감정 상태에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탓하시지 않고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죄책감에 대해서 괜찮아라는 뜻이며, 두려움에 대하여 괜찮아라는 뜻이고 절망감에 대하여 괜찮아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받아주시는 예수님과 하나 되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마음을 받아들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주고 싶어 하시므로 우리는 평화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처지를 생각하면 평화를 누릴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감정적인 차원입니다. 죄송하고, 부끄럽고, 절망스러운 감정 때문에 평화를 누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신앙은 의지적인 차원입니다. 의지적인 차원이라는 것은 하느님 뜻을 이루기 위해 나를 이기고 행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믿음 생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릴만한 자격이 안 되지만 예수님께서 주시기 때문에 평화가 나와 함께라고 자주 되뇌어야 합니다. ‘평화가 나와 함께라는 말은 조건없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나의 응답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받을 때 성령의 거처가 우리 안에 마련됩니다. 성령은 모든 것을 묶어서 하나로 만듭니다. 1독서와 2독서는 이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듣고 어리둥절해하였다.”(1독서)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2독서)

 

성령은 모든 것을 초월합니다. 민족, 국가, 언어를 초월하고 과거, 현재, 미래를 초월하며 죄와 죽음 까지도 초월해서 모든 것을 하느님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합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만군의 주님, 모든 피조물의 아버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죄는 모든 것을 분열시킵니다. 나와 하느님을 분열시키고, 나와 이웃을 분열시키고 내 안에서 내 자신을 분열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서가 필요합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용서는 사람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용서는 죄와 관련되는 것이고 죄는 하느님만이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외에는 그 누구도 죄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 하느님의 용서를 전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성령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성령을 받아라!”는 부르심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응답해야 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오늘 복음 환호송)

 

하느님의 뜻은 우리와 하나가 되는 것이고, 우리 인생도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하느님과 우리가 하나되고 하시고, 우리 서로가 하나되게 하시며 우리와 우주 만물이 하나되게 하십니다. 성령의 인도에 잘 따르기 위해서는 우리는 자주 이렇게 되뇌어야 합니다. ‘평화가 나와 함께!’, ‘오소서, 성령님!’, ‘용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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