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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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4 (13:31:54)

건강이 좋은 엄마를 모시고 간  캐나다 록키 가족 여행은 출발하기 전까지도 마음을 졸이던 여행이었다. 지난해에도 여행을 준비했다가 출발 직전에 엄마가 아프셔서 취소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만은 별일 없기를 고대하며 여행 첫날을 맞이하였다. 캐나다는 분위기가 미국과 비슷해서 편하게 느껴졌다.


부챠드 가문이 4대째 가꾸어 오고 있는 아름다운 부챠드 가든에서 소녀처럼 활짝 웃으며 꽃밭 속을 거니는 엄마의 모습은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갖가지 꽃들과 나무가 정성을 다해 관리된 정원에서 사람들은 꽃의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대를 이어 정원을 가꾸며 사는 부챠드가의  집은 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하고 있었다.


Ferry 타고 들어간 밴쿠버섬은 크기에서도  캐나다에서 번째로 꼽히는 섬이라고 한다. 청정 지역에서만 자란다는 원시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산림 지역 안에는 코끝이 싸하게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를 느낄 있었다. 면사포 폭포로 불리는 폭포는 넓게 퍼져서 층층이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동네 폭포라고 설명하는 가이드의 말을 무색하게 정도로 규모가 컸다.


안전한 여행을 위해 엄마손에 쥐어준 지팡이가 몫을 차지하며 엄마와 함께 헸다. 버스 운전사 그레그는 훤칠한 키에 잘생기고 예의가 바른 사람으로 버스에 오르내리는 엄마의 손을 친절하게 잡아주며 보살펴주어 엄마는 매번 손을 뿌리치고 그레그의 손만을 잡으려고 해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번째 날부터 이어지는 호수 여행은 록키 산맥의 비경에 감탄하며 유람선을 타고 들어간 Sprite Island에서 빙하가 녹으면서 만들어낸 Malgine Lake 비췻빛 신비로움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이름을 기억할 없는 아름다운 호수들이 산림 사이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빙하 아래의 Lake Louis 에메랄드 빛의 특유함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고 울창한 나무숲 사이에 유럽풍으로 지어진  루이스 호텔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하느님의 창조물에 감탄을 했다. 끝도 없이 이어진 사이로  간간히 나타나는 흑곰들, 보기 힘들다는 그리즐리 베어, 산양 야생의 동물들이 자연과 함께 어울려 있도록 개발을 제한한 캐나다 정부의 방침에 찬사를 보낸다.


오후엔 콜롬비아 대빙원에 속한   Athabasca 빙하를 특수 제작된 설상차를 타고 올라 갔는데 마치 얼름 나라 복판에 서있는 기분이었다.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대자연의 장엄함 앞에서 식구가 감탄을 하며 여름이면 빙하가 녹아내려 흐르는 비췻빛 시냇물에 손을 넣어보고 싶었다.


철저하게 개발을 제한하는 밴프 시는 수많은 여행객이 몰리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소도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밴프에 자리한 중세 시대의 성을 떠올리게 하는 벤프 스프링스 호텔은 메릴린 먼로가  묵었던 로키 최고의 호텔로 낭만이 넘처나는 곳이었다. 어스름 저녁놀이 때쯤 호텔이 바라다 보이는 강가를 따라 남편과 손을 잡고 걸었던 산책길은 년이 넘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메릴린 먼로가 돌아오지 않는 강’이라는 영화에서 로버트 미첨과 뗏목을 타고 내려간 보우 강의 장면 안에 들어가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벤프의 다른 명승지인 설퍼산에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바라본 록키 산맥의 전경은 울창한 산림 사이로 도도하게 흐르는 강줄기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하느님의 작품이라는 생각밖엔 어울릴 만한 다른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가족의 손을 번갈아 잡아 가며 걸으시던 엄마가 여행 마지막 전날 화장실 욕조 앞에서 꽈당하고 뒤로 넘어지는데 바로 옆에 있던 내가 미쳐 붙들지를 못했다. 그때의 기분이란, 와중에  엄마는 괜찮아 하느님 일을 봐서” 하신다. “하느님 일이 뭔데요?” “ 뭐야 하느님이 만든 멋있는 산도 보고 강도 보았쟎아 아이고…   머리를 바닥에 부딪쳤지만 다행히 의식이 또렷해서 얼음찜질로 위기 상황은 넘겼고 집으로 돌아온 응급실을 찾아야 했다.


오일간의 여행 일정은 엄마에게 무리라는 생각을 거듭하게 되었다. 며칠간의 가족과 함께한 캐나다 록키 여행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뜻깊은 시간이었고 대자연의 경이로움 속에 인간의 존재 역시 일부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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