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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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2 (20:55:12)

[연중 제1주간 금요일] 112

1독서 1사무 8,4-7.10-22

복 음 마르 2,1-12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최 신부님께서 화분을 몇 개 맡기고 떠나셨습니다. 일단 제 방에 들어온 식물들은 다 죽어 나갑니다. 부담스럽습니다. 무언가를 맡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맡기는 것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며칠 여행을 갈 때 키우던 애완동물이나 식물을 맡겨보면 여행 가서도 걱정이 됩니다. 부부끼리 외출을 해야해서 이웃에게, 친척들에게 아이를 돌봐달라고 맡길 때도 걱정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때로 돈을 맡기기도 합니다. 수익을 내 달라고 돈을 맡기려고 보니까 이런 문구가 보입니다. ‘원금이 손실되어도 책임을지지 않습니다.’ 불안합니다. 온전히 맡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온전히 맡긴다는 말은 상대의 처분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맡길 대상이 자기 자신일 때, 나를 온전히 누군가의 손에 맡기는 일은 두려운 일입니다.

 

오늘 복음의 중풍에 걸린 병자는 자신의 몸을 친구들에게 맡깁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맡길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들것에 실려 옵니다. 대롱대롱 매달려 내려옵니다.

 

병에 걸린 사람은 더러운 사람이었습니다. 병에 걸린 사람은 죄를 지은 사람이었습니다. 죄를 지은 대가로 하느님께서 주신 벌은 받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가까이 갈 이유도, 가까이 가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아픈 사람은 몸이 아픈 것도 서럽고, 움직일 수 없어서 답답한데, 온갖 수모와 모욕도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 사람이 대롱대롱 매달려 내려옵니다. 자신의 치부를 다 내 놓고, 친구들의 처분에 자신을 맡기고 다시 한 번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견디며 매달려 흔들거리고 있습니다. 이제 그는 자신을 한 번 더 주님께 맡깁니다.

 

자신을 온전히 맡긴 그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2,5)'

죄를 지은 사람은 하느님과의 관계가 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죄를 용서 받았다는 말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했다는 말이 됩니다. 이 병자는 아직 낫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이 병자가 아픈 그 상태 그대로하느님 앞에서 결코 죄인이 아님이 선언하십니다. 사람들로부터 받아온 수모와 모욕이 부당한 것이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도 때로 옴짝달싹 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하면 할수록 관계와 일이 꼬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우리의 몸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당신 손에 온전히 맡겨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아이’(테크논)는 전적으로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의지하는 이를 말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우리의 걱정을 주님의 처분에 온전히 맡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의지하는 아이'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우리를 아이야라고 불러 주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때로 맡기는 일이 어렵고, 답답하고, 두려워도 예수님만이 죄를 용서하는 권한, 우리를 하느님과 다시 화해시킬 권한을 가지고 있는 분임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온전히 주님께 의지할 때 예수님은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2,5)' 고 말해주실 것을 깊이 믿기를 청합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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