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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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9 (14:28:30)

연중 제6주일

 

1독서 레위 13,1-2.44-46

2독서 1코린 10,31-11,1

복 음 마르 1,40-45

 

간절함은 용기와 통찰력을 불러일으킨다

 

1독서와 복음에서 언급되는 나병은 그 당시에는 불치병이었습니다. 사람의 능력으로는 낫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나병에 걸린 사람은 절망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또한 1독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병 환자는 부정한 사람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에 육체적인 괴로움도 괴로움이지만 정신적인 소외감에서 오는 고통도 극심했습니다. 사람은 같이 살아야 살아가는 맛이 있는 법인데 나병이 걸렸다는 이유로 따로 떨어져 살아야 하는 그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죽지 못해 사는 처지입니다.

 

그런데 복음에서 한 나병 환자가 희망을 가지고 예수님께 나아옵니다. 예수님께서 나병을 고칠 수 있다는 확신을 그는 가지고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나병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예수님을 찾아오는 용기,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되는 것을 예수님이 하실 수 있다는 이 확신은 도대체 어디서에서 오는 것일까요?

 

간절하면 용기가 생기고 통찰력이 생깁니다. 용기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고 통찰력은 꿰뚫어 보는 능력입니다. 용기는 의지적인 행동이지만 통찰력은 이성적인 능력이 아니라 본능적인 직관입니다. 나병 환자가 예수님이 자기를 깨끗하게 고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은 나병에서 치유되고자 하는 간절함에서 오는 용기와 통찰력 때문입니다.

 

간절함이 있으면 마음과 마음이 통하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놀라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 본기도에서 저희가 나병 환자에게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게 해 주십사고 기도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애타게 부르고 계시고 지극한 사랑으로 우리를 돌보십니다. 바로 우리에 대한 예수님의 간절함입니다. 나병 환자의 낫고자 하는 간절함과 예수님의 나병 환자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나병 환자와 예수님이 하나가 되게 했고 그리하여 나병 환자에게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은 신비다

 

인생은 신비입니다.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우리는 답을 다 찾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신비는 인간의 이성적인 능력이나 상식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비란 신적인 비밀입니다. 신적 비밀 다시 말하면 신의 비밀은 그야말로 하느님의 영역이기 때문에 인간의 이성과 상식을 넘어서는 차원입니다.

 

인간은 빵과 집이 없이도 살 수 있고 사랑이 없이도 살 수 있지만 신비가 없이는 살 수 없다(레옹 블롸).” 하느님에게서 나온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께로 돌아가려는 본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본능이 신비에 대한 갈망입니다. 이 갈망에 눈을 뜨게 되면 마음이 기쁘고 영혼이 뛰놀며 육신마저 편안히 쉬게(시편 16,9 참조)’됩니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은 잘못되었지만 신비에 대한 갈망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신비에 발을 딛게 되면 과거는 새롭게 해석되고 지금과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것이 거듭 나는 삶이며, 거듭 나는 사람이 치유되는 사람이고 구원되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는 나병 환자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신비에 눈이 열리는 사람은 하느님께로 향하게 되며, 하느님께 영광이 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무슨 일을 하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하라고 당부합니다.

 

간절함은 신비에 닿는다

 

간혹 절망적인 처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그랬겠냐고 동정은 가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절망적인 처지는 신비로 통하는 문과 같은 것입니다. 신비의 문을 열기만 하면 전혀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바로 영적인 세상이고 하느님 나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는 나병 환자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었지만 자기의 고통스런 처지에서 포기하지 않고 간절함으로 예수님께 나아옵니다. 그의 간절한 마음 때문에 신비에 닿았고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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