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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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3 (11:23:20)

 하루를 시작하는 분주한 아침 홀로 여유로이 식탁에 앉아 신문을 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여유롭다기 보다는

 

이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 살고 계시는 듯한 낯설음으로 다가온다.

 

여전히 마음은 십여년 전에 떠나오신 고국에 둔 체  그 곳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맺는 아버지의 일상에

 

왜 내가 지루함을 느끼는지....  문득 아버지의 그런 일상의 끝과 시작이 외로움 때문이라걸 왜면한채 살아가는

 

나를  들여다 본다. 작년 봄 페기종으로  여러번 수술을 받으며  많은 고비를 넘기고 회복기에 들어서긴 하셨지만

 

아기처럼 약해진 호흡기로 늘 감기에 기침을 달고 사시는 아버지.

 

그나마 술을 좀 드셨을때나 이런 저런 애기를 하시더니 이젠 술 한잔도 마실수 없으니 일상적인  인사말 외에

 

나와 오가는 대화는  어느날 부터인가 점점 더 줄어져만 갔다.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늘 말씀이 없고 자식들에게  다정함이 없는 무둑뚝한 분이셨다.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기억은 두가지. 하나는 네 다섯살 무렵 내가  좋아하는 세발 자전거를 사들고 저 멀리 뚝길을 걸어오는 아버지의 모습.

 

또 하나는 우리가 어릴적 술을 좋아하시던 아버지가  과음을 하시고 엄마와 냉전중 나를 데리고 동네 구멍 가게에

 

가서 꽈배기 한 봉다리를 사주셨는데 그걸 본 엄마가 " 너 그거 먹으면 혼날 줄 알어 !" 하시며 내 손이 닫지 않는

 

높은 곳에 올려 놓으셨다. 그걸 엄마 몰래 의자를 놓고 올라가 한개씩 빼먹던 기억이 난다.

 

미국으로 결혼하고 와서 살았던 처음 오년 외엔 사십년이 넘게 함께 살고 있건만 아버지와의 애틋한 기억이

 

그것 밖에 없다는 사실에 내게 얼마나 아버지께 마음을 닫고 사는지 고백하지 않을수 없다.

 

자식들에게나 엄마에게 칭찬이나 격려의 말을 잘 할줄 모르는  아버지의 완고한 성격은 늘 자신을 스스로

 

 외로운 존재로 만드는 분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 아버지를 남편으로 맞은 엄마는 흔히  말하는 팔자소관으로

 

여기며 사시지만 그 안에 쌓인 섭섭함은 거의 불치병 수준에 다 달았으니 덩달아 아버지께 무심한 나는 엄마와

 

맺어진 단단한  동지애로 아버지를 따돌림 시킨게 사실이다.

 

아침에 일어나 휘청거리며 화장실을 향하는 아버지의 얼굴은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다. 밤새 불면증으로 시달리던

 

병상에서의 모습처럼 편안함 이러곤 찾아 볼 수없는 피곤함으로 가득찬 얼굴 , 난 오늘도 아버지의  그  모습에

 

얼굴을 돌리는 인색하기 이를데없는 나쁜  딸이다.

 

언젠가 맞이할  그 날,  아버지의 모습이 아기처럼 환하고 순한 모습이기를  주님께 기도 드리며  외로움의 벼랑끝에

 

서 계신 아버지게 기꺼이 손을  내미는 착한  딸이 되고 싶다. 마음은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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