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in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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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14:02:59)

그리스도 왕 대축일

 

1독서 에제 34,11-12.15-17

2독서 1코린 15,20-26.28

복 음 마태 25,31-46


 

오늘은 전례력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교회는 전례력의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 축일로 정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을 기념합니다. 그리스도 왕은 군림하는 왕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을 섬김으로 다스리는 왕입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복음)

 

인간적인 관점에서 왕은 정치적 군사적으로 힘이 있어야 하고 백성을 호령하고 군림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왕이신 예수님은 무한한 사랑으로 소외되고 지친 영혼들을 찾아 나서며 죄인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섬김의 왕입니다. “잃어버린 양은 찾아내고 흩어진 양은 도로 데려 오며, 부러진 양은 싸매 주고 아픈 것은 원기를 북돋아 주겠다.”(1독서).

 

인간이 통치하는 나라는 강함을 통해 유지되지만 하늘나라의 신비는 약함을 통해 드러납니다. 강함 안에는 죽음이 있지만 약함 안에는 생명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작은 것, 약한 것, 보잘 것 없는 것 가운데에서 우리를 살리는 왕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2 독서).

 

섬김으로 다스림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서 세상에 봉사하고 하느님 백성을 섬기는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러나 교회 역사에서 교회 지도자들이 권력으로서 하느님 백성을 이끌어가려는 유혹을 받곤 했습니다. 교회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나 심지어 도덕적 정신적으로도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핑계는 항상 분명합니다. ‘힘이 있어야 복음 선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 권력이나 힘을 복음 선포의 수단으로 삼을 경우 교회는 세속화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복음적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복음적인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삶으로서 가르쳐 주신 방법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불의 앞에서는 당당하셨지만 겸손하셨고, 죄인들과 소외 받은 이들의 친구였지만 비굴하지 않았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 왕이신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 따르고 있는 분입니다. 2014814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미사와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45일 동안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 왕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교황이 가는 곳곳마다 종교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감동했습니다. 815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집전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는 5만 여명이 모였고, 16일 광화문에서 집전한 시복식 미사에는 100 만 명 이상이 모였으며 TV 시청자는 수천만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어떤 불교 신자는 교황을 보면서 70 평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감동은 무엇으로부터 온 것일까요? 바로 낮은 곳으로 향하는 교황의 모습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는 오늘 복음 말씀처럼 가난하고 소외되고 불쌍한 사람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해서 왔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볼 수 있었기에 그토록 환호하고 감동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리더쉽

예수님은 성부 하느님께로 이끌리는 삶을 사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사신 분이지 예수님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사신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께로 이끌리는 삶, 바로 그리스도 왕의 리더쉽입니다. 힘이나 권력으로 내리누르는 왕이 아니라 스스로 가장 낮은 자가 됨으로써 가장 높은 왕인 되신 분이 그리스도 우리의 왕이십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 왕을 따르는 사람은 섬기는 자, 낮은 자, 보답을 바라지 않는 자, 드러나지 않는 자, 자기 뜻이 아니라 하느님 뜻을 추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공동체나 개인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길이 되고 진리가 되고 생명이 되어야 비로소 그리스도 왕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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