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일
1독서 1사무엘3,3ㄴ-10.19
2독서 1코린6,13ㄷ-15ㄱ. 17-20
복 음 요한 1,35-42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기 위해 제가 왔나이다.”(화답송. 시편 8ㄴ과 9ㄴ 참조)
어떤 물건은 그 물건을 만든 사람의 뜻이 들어있습니다. 차는 차를 만든 사람의 뜻을 드러내고, TV는 그것을 만든 사람의 뜻을 표현합니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뜻을 드러냄으로써 존재 이유가 생깁니다.
그러면 사람은 어떻습니까? 사람도 당연하게 사람을 만든 분의 뜻이 들어있습니다. 사람을 만든 분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창세 1,27)
1독서에서 엘리는 예언자로서, 그리고 사무엘의 스승으로서 주님의 뜻을 이루고 있습니다. 엘리가 사무엘에게 말합니다. “누군가 다시 너를 부르거든,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여라.”(1독서. 1사무 3,9)
복음에서 요한은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제자들을 주님께 보내는 스승으로서 주님의 뜻을 이루고 있습니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복음. 요한 1,36) 요한의 이 말을 듣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 갑니다.
사무엘에게 스승 엘리가 필요했듯이, 요한의 제자들에게 스승 요한이 필요했듯이 우리에게도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승이 필요합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이나 신약의 요한은 ‘메시아’ 오시기를 기다리면서 스승 역할을 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메시아’ 이신 예수님께서 오셨으므로 더 이상 다른 스승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스승입니다.
예수님을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는 성경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보아라.’ 하시니, 그들이 함께 가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날 그분과 함께 묵었다.”(복음. 요한 1,39)
“와서 보아라.”는 말씀은 성경 안으로 들어오라는 말씀입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그분과 함께 묵었다.”는 말씀은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라는 말씀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사시는’(요한 1,14) 예수님께서는 성경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꽃은 꽃대로 돌은 돌 대로, 낮은 낮 대로 밤은 밤 대로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꽃이 돌 보다 더 가치 있고 낮이 밤 보다 더 좋은 것이 아닙니다. 그렇듯이 사람은 누구와 비교하면서 존재 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존재 자체가 하느님의 뜻입니다.
“여러분의 몸이 그리스도의 지체라는 것을 모릅니까?”(2독서. 1코린 6,15) 성경을 통하여 가르침을 받는 사람은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지체임을 아는 사람은 육체와 영혼은 지닌 사람으로서 온전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 온전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너무 힘들게 살지 말아야 합니다. 힘들게 사는 것은 주님의 뜻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