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1주일
1독서 창세 9,8-15
2독서 1베드 3,18-22
복 음 마르 1,12-15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복음. 마르 1,15)
때가 찼다.
때가 되면 계절이 바뀌고 때가 되면 나이가 들고 때가 되면 이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세상 만사 모든 것은 다 때가 있습니다.
때는 인간의 힘으로 앞당기거나 뒤로 미룰 수가 없습니다. 때는 자연의 섭리입니다. 자연의 섭리는 하느님의 때입니다.
때가 되어 내가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2코린 6,2)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느님의 나라는 오늘, 지금, 여기에 와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께서 다스리는 나라입니다. 하늘나라는 천국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천국에 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천국에는 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사는 것입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천국에서 살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식도 필요 없습니다. 오직 믿음만이 필요합니다. 믿음이란, ‘회개하고 복음을 듣고 따르면 하늘나라에서 살게 된다.’ 는 것입니다.
회개는 내 뜻을 하느님의 뜻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내 뜻에는 온갖 애착, 욕심, 죄 들이 붙어있습니다. 그것들을 씻어내어야 하늘나라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힘으로 그러한 것들을 씻어낼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은총을 내리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와 내 계약을 세우니, 다시는 홍수로 모든 살덩어리들이 멸망하지 않고, 다시는 땅을 파멸시키는 홍수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1독서. 창세 9,11)
하느님께서는 노아의 홍수로 세상을 깨끗이 씻으시고 인간과 계약을 맺으셨습니다. 그 계약이란 ‘인간이 멸망하지 않고 구원된다.’ 는 약속입니다. 즉, 하늘 나라에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과 구원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세례는 노아의 홍수 사건처럼 온갖 더러움을 씻어내는 은총입니다. “이제는 그것이 가리키는 본형인 세례가 여러분을 구원합니다.”(2독서. 1베드 3,21) 우리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의 약속은 믿음이며, 믿음에는 실천이 따라야 합니다.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 2,17)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인간과 맺으신 계약을 완성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사시면서 우리가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예수님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손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손을 펴야 합니다. 자기 손은 자기가 펴야 합니다. 손을 펴는 행위가 회개의 실천입니다.
은혜로운 사순 시기에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각자가 고쳐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고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감사할 수 있도록 마음을 바꾸고, 미운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미운 생각을 고치고,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기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기’, ‘게으른 생활 태도를 고치기’, ‘삶을 어지럽히는 일들을 그만 두기’ 등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이 회개의 참된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