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9주일
1독서 1열왕 19,4-8
2독서 에페 4,30-5,2
복 음 요한 6,41-51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은 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이 세상에 주셨고 예수님은 이 세상에 당신 목숨을 내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 로부터 나온 인간은 하느님께로 돌아가게 되어있습니다. 그것이 죽음입니다. 죽음은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사람이 죽었을 때 ‘돌아가셨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죽음은 육신적으로 다시 볼 수 없기 때문에 슬프기는 하지만 결코 슬픈 일이 아닙니다. 원래 왔던 본향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뜻하는 바를 이루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고 합니다. 본향인 하늘나라로 금의환향하기 위해서는 인생에서 뜻하는 바를 이루어야 합니다. 인생에서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돈일까요? 명예일까요? 아니면 그 무엇일까요?
무엇이나 그것을 만든 사람의 의도가 있습니다. 차는 먼 거리를 안전하게 빨리 가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집은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면서 편안하게 쉬고 잠자고 가족이 모여 살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사람을 만드신 의도는 무엇일까요?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모습이 하느님의 모습이고, 하느님의 모습은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참하느님이시고 참사람이신 예수님의 모습이 하느님의 모습이자 사람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모습이란 예수님과 닮은 모습이고 그것은 외적 내적으로 예수님을 닮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내어주는 사랑의 삶입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사람에게 사랑을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은 그에 합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 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2독서. 에페 5,1-2) 하느님에게서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는’(마태 5,45)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그런데 과연 불완전한 인간이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인간이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하느님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힘으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다만 사랑의 도구이기만 하면 됩니다. 힘을 쓰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어야 하듯이 하느님의 힘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하늘의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입니다.
1독서에서 천사가 엘리야에게 빵과 물을 줍니다. 엘리야는 그 빵과 물을 먹고 힘을 얻어서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갑니다(1열왕 19,8). 엘리야가 먹은 빵과 물은 복음에서 말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의 원형이며, 하느님의 산 호렙은 영원한 생명의 나라 즉, 인간의 본향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 살아있는 빵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말씀’과 ‘성체’입니다.
우리는 미사에서 ‘말씀’과 ‘성체’ 를 살아있는 빵으로 받아 먹습니다. 살아있는 빵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힘을 초월하여 하느님의 힘으로 살 수 있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