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9주일
1독서 1열왕 19,9ㄱ.11-13ㄱ
2독서 로마 9,1-5
복 음 마태 14,22-33
예수님을 왜 믿습니까? 예수님을 보고 배우고 따르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지난 목요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복음, 마태오 17장 5절에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오늘 복음, 물 위를 걷는 기적에서 우리는 예수님에게서 무엇을 배워야할까요?
“군중이 배불리 먹은 다음,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마태 14,22-23)
예수님의 이 모습에서 ‘남을 먼저 생각해 주어라.’, ‘할 일을 하라.’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병든 사람들을 치유해 주시고,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십니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제자들을 예수님 앞에 먼저 보내십니다.
우리는 간혹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잘못해 줄 때 화가 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내가 잘못해 줄 때 화가 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
예수님께서는 군중들과 제자들을 다 돌려보내신 다음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십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과 사랑을 나누고, 그리고 하느님과 하나 되기 위해 합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으로부터 지혜를 받고 힘을 얻습니다.
분주한 가운데에서는 하느님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고요히 머물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홀로 산에 가시는 것은 그 이유 때문입니다. 1독서는 엘리야가 하느님을 어떻게 만나는지를 보여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바람 가운데서도, 지진 가운데서도, 불 속에도 계시지 않습니다. “불이 지나간 뒤에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다.”(1독서 1열왕 19,12)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고요함에 머물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시고, 눈 먼 사람을 보게 하시고, 병자들을 고치시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을 먹이시고,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물 위를 걷는 기적을 행하십니다.
바람이 부는 밤에 물 위를 걷는 기적은 세상의 온갖 근심 걱정을 딛고 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곧잘 근심 걱정에 싸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우울한 생각에 빠져서 사는 것이 즐겁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물 위를 걷는 기적은 바로 그 가운데로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여줍니다. 인생은 내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삽니다. 그러한 믿음이 강해질 때 우리 인생에는 물 위를 걷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2독서는 하느님의 힘으로 사는 바오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진실을 말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나의 양심도 성령 안에서 증언해 줍니다.”(로마 9,1) 세상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용기 있게 살기 위해서는 예수님 안에서, 성령 안에서의 살아야 합니다. 기도 없이는 예수님 안에서 살 수 없고, 기도하지 않고는 성령의 인도를 받지 못합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베드로는 이 말씀을 듣고 예수님처럼 물 위를 걸어갑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베드로는 하게 됩니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 두려워서 물에 빠지게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만 바라보고 나아가면 어떤 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속적인 것에 관심이 쏠리면 걱정이 많아지고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마태 14,30)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는데 안 도와주실 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간절함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하는지 스스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간절함이 없다는 것은 믿음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마태 14,31)
“그들이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다.”(마태 14,32)
예수님과 베드로가 배에 오르자 바람이 그쳤습니다. 밤, 바람이 부는 바다, 흔들리는 배, 이 상황은 우리네 인생살이입니다. 우리 힘으로만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힘듭니다. 밤과 바람과 바다의 주인이신 하느님과 함께 살아갈 때 세상 모든 것을 초월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