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일
1독서 이사 22,19-23
2독서 로마 11,33-36
복 음 마태 16,13-20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주리니,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1독서 이사 22,22)
주님께서 엘야킴에게 주님의 권한 즉, 백성을 다스릴 권한을 주시는 내용입니다. 구약은 신약을 미리 계시합니다. 이사야서의 이 말씀은 마태오 복음으로 이어집니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복음 마태 16,19)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시는 장면입니다. 베드로에게 주신 열쇠는 교회를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이리하여 우리 각자는 하늘 나라의 열쇠를 가지게 된 셈입니다. 이는 하늘 나라를 닫고 여는 것은 우리의 결정 사항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결정 사항은 우리에게 열쇠를 주신 예수님의 뜻에 부합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이 예수님과 친밀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통해서 우리 각자에게 질문하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태 16-15)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
베드로의 이 대답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까? ‘그리스도’라는 말은 히브리어 ‘메시아’에서 나온 말이며, ‘구세주’,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아계신’ 이라는 말은 지금 여기, 일상의 삶에서 살아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는 우리의 일상의 삶 안에서 함께 사시면서 우리를 섬기는 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섬기기 위해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르 10,45)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도 마땅히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맡겨준 예수님의 뜻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삶을 섬김의 삶으로 살아야 합니다.
남편은 아내를 섬기고 아내를 남편을 섬겨야 합니다. 부모는 자식을 섬기고 자식은 부모를 섬겨야 합니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섬기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섬겨야 합니다. ‘섬김’이 하늘 나라의 열쇠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불완전하고 약하기 때문에 섬김의 삶을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를 통하면 가능합니다. “과연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갑니다.”(2독서 로마 11,36)
구세주이며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신 예수 그리스를 통하여 우리는 섬김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섬기시고, 우리는 이웃을 섬기고 예수님을 섬김으로써 하늘 나라의 문을 열게 됩니다.
남을 섬기지 않는 사람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의 다스림을 거부하는 사람이며, 하늘 나라의 문을 닫아 놓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