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그리고 아름다운 이별
오늘은 가장 좋은 날이지만, 또한 가장 슬픈 날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40년 지기, 좋은 친구인 김판임 마리아 자매가 하늘나라로 떠나는, 우리와 이별하는 날입니다.
이별이란 분명 슬픔이지만 이 세상에서 잘 지내고 떠나는 친구가 왠지 부럽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이곳에서의 마지막 작별을 하기 전에 내 손을 꼭 잡으면서 ‘우리 하늘나라에서 만나자’며 ‘주 마리아도 보고 싶다’고 하여 유테레사 자매께서 주 마리아에게 전화를 하여 연결하였습니다. 주 마리아의 음성을 듣고 ‘마리아 보고 싶다’고 하면서 ‘하늘나라에서 보자’고 하니 전화 너머로 이를 들은 주 마리아도 감정이 격해지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이처럼 좋은 친구와의 이별은 진정 슬픔도 있었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이별이었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예전에 중국 여행을 가서 백두산 구경을 할 때였습니다. 나는 지레짐작으로 마리아는 못 올라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커피숍에서 혼자 나오니 마리아가 따라 나오면서 하는 말이 ‘기어서라도 올라가겠다.’고 하여 함께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험하여 아주 힘들게 애를 쓰며 올라갔으며 정상 도착하였는데도 숨을 한참이나 헐떡이면서도 ‘하늘나라 가는 길도 이렇게 힘들겠지’ 하면서 둘이 손을 꼭 잡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내려올 때에도 매우 힘들었습니다. 거의 앉다시피 기어 내려왔습니다. 마리아는 너무 힘들어하기에 뉴욕에서 온 형제님 두 분이 양쪽에서 팔을 꽉 잡아 끼고 내려왔습니다. 이 모습을 본 일행은 모두 손뼉을 치며 함께 기뻐했습니다. 이날 이 장면은 생각할수록 참으로 기분이 좋습니다.
마리아는 주위에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조용히 도와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다 몰라도 하느님께서는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바느질도 잘하고 아이디어도 남달라 함께 모여서 놀 때면 좋은 의견도 많이 내곤 하였습니다. 우리는 교회 생활도 참 재미있게 함께 하였습니다.
아주 오래전 어느 날, 마리아가 어머니 대세를 주어야 한다고 해서 제가 운전을 하고 함께 갔습니다. 그런데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님이 얼마나 예쁘신지, 고우시며 얌전하셨으며 지혜로우신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전해드리는 말씀을 잘 받아들이시면서 예쁘게, 예쁘게 ‘아멘, 아멘’ 하시면서 운명을 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어머니를 닮아 잘 살다 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마리아 자매에게 노자 성체를 영하게 하였으며, 주님 마리아를 받아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