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길목에서 서성이는 기운
주 저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당신의 종 예언자들을 통하여
저희 앞에 내놓으신 법에 따라 걷지 않았습니다.(다니 9, 10)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루카 6, 38)
어느덧 삼월의 첫 주 첫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계절도 서두르는 듯 아쉬움으로 잡고 있던 겨울의 끝자락까지 망설임 없이 벗어버리고, 대지의 저 깊은 곳에서는 생명을 움틀 기운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따금씩 교외로 나가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아직은 차갑지만 맑고 청정한 공기를 맘껏 가슴에 담아 보십시오. 대자연과의 일치가 이런 것이구나! 많이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깨닫게 됩니다.
교회력으로 사순 2주째로 들어가면서 하느님의 백성들은 좀 더 마음을 모아서 주님의 뜻을 올바로 알아듣고 각자의 삶으로 옮겨가고 있는가를 묻습니다. 그리고 고유하게 허락하신 사명을 실천해가기 위해서는 마음의 흠결, 영혼의 먼지까지 벗어버리기를 간곡하게 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주님과의 계약을 상시 시키고, 영원한 생명의 길에서 어긋나지 않도록 안타까운 마음을 예언자들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순 시기 내내 독서와 복음의 말씀은 전체적으로 깊은 성찰과 그동안 무질서한 생활들을 되돌아보도록 초대하는 말씀들로 들려줍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적인 불완전함과 약함은 벗어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중요하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부정적인 포기와 절망 그리고 마음과 영혼에 악의 싹과 기운이 둥지를 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도하면서 자신의 순수한 노력과 주님께 도움을 구하는 마음은 누구도 자신을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오로지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진실한 마음이고, 해야만 합니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무엇하는 사람입니까? 당신은 자신 이외에 어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합니까? 그런데 주님께서도 그런 삶을 살아가는 당신을 기뻐하실까요?
퇴임하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이 쓰신 ‘기도’라는 책을 영적 독서로 가끔씩 읽어가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왜 기도해야 하는지? 예수님은 어떤 기도를 하셨고, 구약의 시편과 지혜 문학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수렁에 빠지지 않을 길을 제시해 주십니다. 한 주간, 싱그러운 삼월의 시작. 기쁘게 시작하십시오.
영적 독서
시편 23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시편 36 악인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