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신 목자를 온전히 따를 때
“이제 하느님께서는 다른 민족들에게도
생명에 이르는 회개의 길을 열어 주셨다.” (사도 11, 18)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요한 10, 3)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존해 있어도 가장 확실하게 놀라운 것은 저마다 얼굴이나 생김새가 모두 다르다는 현실입니다. 어쩌면 이리도 다를까요? 피부색도 그렇고, 다른 민족들은 물론이고, 한 부모 아래에서 태어났어도 또 쌍둥이라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다릅니다. 즉, 개개인의 고유함과 거룩함이 조화를 이루어 한 생명을 만들어 냈습니다.
인간, 그 존재 자체로 위대하지만 창조주 하느님을 뒤로하고는 그 엄청난 존재의 위용이나 거룩함은 가려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피조물들처럼 단지 하늘의 움직임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가 하늘의 자리를 만들어 앉으려고 애를 쓰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 순간부터 거룩함의 자태는 사라지기 시작하지요.
들판과 초원에서 맘껏 풀을 뜯는 어린 양들과 어미양들을 무서운 이리떼들로부터 지켜내고 있는 목자의 마음을 잠시 헤아려보면 한순간도 양 떼들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해가 넘어갈 때까지 목자는 양들의 안전을 위해 온 마음과 정성을 쏟아냅니다. 여기서 이리떼들이란 자기중심과 세상적 쾌락과 가치만을 쫓는 그리고 스스로 인간의 위대한 거룩함을 함부로 내던져버린 사람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따스한 인간미와 품격보다는 추하고, 내면에 사나운 이리떼의 이빨만 키워가는 이들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음성의 목자를 듣고 있습니까? 그분은 어떤 분이십니까? 하루하루의 생활의 동력을 그분의 변함없는 성실함과 양 떼들을 살피시는 사명감을 통해 여러분의 양식이 마르지 않음을 알고 계십니까? 영원한 죽음에서 부활하신 우리의 착하신 목자는 오로지 한분이시고, 그분을 따라 살아가기에 우리는 불완전한 현세에 머물러 있어도 영원한 희망을 봅니다. 주어진 또 한 주간도 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나날로 이어갑시다.
영적 독서
1. 시편 23, 1-6 주님은 나의 목자
2. 아가 1, 7-8 목자를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