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22 이 모든 일을 당하고도 욥은 죄를 짓지 않고 하느님께 부당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욥 1, 20-22)
47 예수님께서는 그들 마음속의 생각을 아시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곁에 세우신 다음, 48 그들에게 이르셨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루카 9, 47)
금년 여름은 너무도 힘든 시간이었다고 이구동성 말들을 합니다. 기후변화,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등등 이러한 표현들이 이제는 실감나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점점 이러한 현상들이 심해질 것이라는 미래적 현상이라기보다는 곧 현실로 닥쳐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신앙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지금의 현실을 초연하게 바라보게 할 뿐만 아니라 주어진 시간안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하고, 흘러가는 인간적 삶을 더욱 소중하게 성찰해가며 겸손의 일상으로 이끌어 줍니다. 즉, 무엇이 소중한지 순간을 놓치지 않게 하고, 우리 개개인의 삶이 모두 구체적인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주어진 것처럼 미래 역시 지금을 성실하게 딛고 가야하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깨달음을 간직하게 합니다.
구약의 욥의 이야기는 인간의 고통에 있어서 상징적 말씀으로 전해옵니다. 욥이 겪은 인간적 고통을 그처럼 우리도 이겨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인간의 힘이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즉, 어떤 어려운 순간에서도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위의 말씀처럼 본래부터 자신의 것만으로 허락된 행복이 아니었음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인간의 삶과 죽음이 모두 하느님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욥의 순수한 믿음을 신앙의 호흡으로 삼는것이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우리의 영성적 일상이란 의지적, 이성적 마음의 순수한 여백을 찾는 삶을 의미합니다. 무더운 여름에 육체의 노동으로 땀이 비오듯 쏟아질때 나무그늘에 잠시 쉬면서 바람이 지나는 그 순간을 맞이한다면 그때의 행복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창조주 하느님의 자상함, 배려 등등을 가슴으로 떠 올리지 않을까요? 잠시 지친 몸과 마음을 당신안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쉬도록 둥지를 마련해주시는 분, 그러므로 역시 하느님 뿐입니다 라고들 고백하게 됩니다.
영적독서 1. 시편 84, 1-13 만군의 주님, 당신을 신뢰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2. 잠언 22, 17-29 현인들의 첫째 잠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