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한 마음으로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5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요한 묵 2, 4-5)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40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41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루카 18, 39-41)
하루의 삶을 거룩하게, 소중한 인생의 한 장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갈망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거울에 비추어진 육신의 흩으러진 모습들, 눈으로 느낌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점점 변해가고 근육도 빠지고, 피부의 탄력도 늘어지는 것만 같고, 머리는 어느새 희끗 희끗, 몸을 비롯해서 마음과 영혼까지 기운이 어디론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본래 11월이 주는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안에서 좀더 추스려야 하고, 그러한 마음을 거슬러야 이겨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축축 늘어지고, 새침해지거나 우울해지는 듯한 마음을 갖기 쉬운 달이기도 합니다. 예전과 다르게 익숙하지 않은 내적 질문에 하루 온종일 머물러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산다는 것이 무얼까?’ 그때의 그분, 그 사람, 그 선생님 etc. 어느새 고인이 되셨을까?
이제부터라도 기도를 많이 하면 뭔가 달라질 수 있을까? 경건하게 산다는 것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 일까?
자기자신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더 깊은 사랑의 삶을 살기로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많은 시간동안의 결심과 연습이 필요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 순간 실천으로 바로 옮겨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불속에서 오랜시간 되뇌이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거나 달라지지 않습니다.
내일이라는 시간은 아무도 앞서 가보지 않은 당신만의 소중한 선물입니다. 주님께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라고 청하는 그 간절함을 들어주시는 이유는 허락된 기회와 한 번의 시간을 놓치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다시 보려고 하는 걸까요?
영적 독서
1. 잠언 8, 1-11 지혜가 부른다.
2. 로마 12, 1-8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