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다섯살 치와와 나나의 갑작스러운 구토로 늘 다니던 동물병원의 수의사 카너에게 데리고 갔다.오파운드의 예민한 나나는 먹지도 못하고 계속되는 구토로 벌벌거리며 떨기만했다.
시골 농부처럼 손이 거칠고 짧게 자른 손톱에 늘 때가 껴있는 수의사 카너는 언제나처럼 자상하게 나나를 살피고 한가지 검사를 하고는 몇가지 주의 사항을 알려준 후에 큰 문제는 아니라며 주말에 혹시 더 나뻐지면 응급실로 데려가라고 하면서 월요일날 나나의 안부를 전화로 꼭 알려 달라고 했다.
다음날 밤에 나나는 상황이 더 나뻐쪘고 응급실로 나나를 데려가자 수의사는 입원치료를 권하며 정확한 원인은 피검사를하고 지켜봐야 한다며 견적서를 내밀었는데 열가지가 넘는 항목별로 천불이 넘어가는 총액이 적혀있었다.
남편과 나는 수액과 항생제만 맞히고 월요일에 수의사 카너에게 데려 가겠다고 하고 나나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수액 외에 네가지나 더 되는 주사는 가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주말 동안 더 나뻐질까봐 걱정이 되서 수의사의 지시를 따랐다.
나나의 구토는 멈췄지만 주말 내내 약에 취한듯 삼일을 꼬박이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눈동자가 풀려서 죽을듯이 괴로워했다.
월요일 아침 나나를 안고 수의사 카너에게 갔다. 병원 대기실 유리창 밖으로 오래된 낡은 승용차를 타고 도착한 수의사 카너가 보였다. 그는 지나가는 노숙인과 환하게 웃으며 한참 대화를 나눈뒤 천천히 병원으로 들어왔다.
깨끗하지만 칼라가 다 닳은 셔츠를 입은 그는 나나를 진료하더니 입원시키지 않고 집에서 돌본건 잘한 일이라며 피검사는 아직은 할필요가 없고 나나가 맞은 주사의 종류가 너무 많았다는 뉘앙스를 주며 닭죽을 끓여서 조금씩 먹이라는 처방과 사람이 복용하는 제산제를 아주 조금 계속 먹이라고 했다.
얼마전에 우리집 골든리트리버 버디가 가슴팍에 혹이 생겨서 데려갔을때도 개의 눈꼽을 손으로 닦아 내며 장갑도 끼지않은 손으로 동물을 진찰하는 그의 손은 거칠지만 크고 사랑이 있는 손이었다. 큰 키로 주차장의 높은 공동쓰레기통을 정리하고 필요 이상의 치료는하지 않는 수의사 카너를 보면서 소명감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크리스찬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하지만 늘 따뜻함과 편안함으로 동물을 대하고 생활 방식을 바꿈으로서 자연스런 치유를 유도하는 수의사 카너는 부르심을 받고 그 뜻에 따라 오늘을 살아가는 진정한 크리스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