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하늘색 신데렐라 드레스를 입은 아이린이 도착한 리얼 라이프 교회의 넓은 주차장은 혼잡함을 정리하는 봉사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휘황찬란한 실내의 불빛이 새어 나오는 리무진에서 내려 레드 카펫을 밟고 입장하는 프롬 커플들의 모습은 멋진 멘트를 날리는 DJ의 유쾌한 말투와 함께 여기저기 터지는 플래시 불빛으로 차가운 겨울밤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매 년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는 대형 교회들이 번갈아 가면서 협력하여 장애인을 위한 프롬 파티를 열고 있다. 백여 명이 넘는 참가자와 프롬 버디를 위한 커플 봉사자, 안내원, 진행 위원 등 수많은 사람들이 그 날의 Honor를 위해 축제의 장을 열고 있는 모습은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비장애인이 누리는 일상을 선물하는 자리라 여겨진다. 몸은 다소 불편하지만 마음이 순수한 그들은 이 특별한 날에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프롬 버디의 손을 잡고 마음껏 춤추고 환성 지른다.
비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겐 일상의 한 부분 일 수 있는 많은 일들이 그들에겐 오랫동안 꿈궈온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날이었다. 그들을 배웅하는 부모의 모습은 자신의 일인 듯 들떠있고 밝은 모습이지만 그들이 가진 이면에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내가 아는 미스터 씨는 고등학교 특수교육반 선생님이었으며 그의 자녀는 장애인이다. 그분은 정년퇴직 후에 주말엔 장애인 직업 교육을 하는 기관에서 봉사하고 장애인 올림픽팀의 코치를 하며 주중엔 장애인 볼링 프로그램에서 봉사하고 있다. 사랑이 넘치지만 절제된 생활 태도와 사회의 규범을 가르치는 그분의 모습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세상엔 예수님을 닮아가는 실천하는 신앙인, 함께 나누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헌신하는 열린 삶을 살아가는 수호천사들이 많다. 비장애인도 장애인도 모두가 주님이 허락하신 아름다움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내가 꿈꾸는 세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