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품은 바다 빛은 눈부신 햇살 같다.
파도를 넘나드는 갈매기는 순백의 힘찬 날갯짓을 한다.
여름의 시작은 바닷가 모래 위에 따가운 그림자로 깔려있다.
사람들의 움직임은 저마다 다른 모습의 그림자를 만든다.
각기 다른 사연을 간직한 그림자의 움직임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딸아이의 손을 잡고 불어오는 녹색 바람의 향기를 맡아본다.
냇가 옆 조약돌에 누군가 새겨놓은 글귀가 눈짓을 한다.
‘좋을 때나 힘들 때나 천사는 우리를 바라보고 있어요.
그들의 날개로 부드럽게 감싸며 나지막이 속삭입니다.
우리는 사랑받고 축복받은 존재라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수줍음이 많았던 아들에게
아침마다 해주었던 말 “너의 수호천사가 언제나 널 지켜준단다”
언제부터인가 잊고 살았던 수호천사의 보살핌에 포근함을 느낀다.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여유로운 주말 오후
향긋한 바람이 처진 마음을 쓸어내리는 초여름의 수목원에서
하늘처럼 높게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