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 하늘에 황금빛 들녘, 먼지 날리는 길가에 줄지어 늘어선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정겨운 시골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르는 고국의 명절 추석. 오랜 시간 잊고 살아았던것 같다. 부모님 손잡고 오빠 동생과 이른 아침 큰댁으로 향하던 그 길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늘 추석때가 되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부모님을 뵈면서 죄송한 마음이 들곤 했었는데 올해는 고국 방문을 하실수 되어 하루하루 설레는 맘으로 날짜를 꼽으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맘이 설레온다.
우리 모두에게는 귀소본능 이란게 있나보다. 똑같은 하늘이건만 왜 이 맘때의 하늘은 왜 이리도 높고 푸른지...
하늘거리는 바람은 왜 이리 애잔하게 느껴지는지... 바쁘다는 핑게로 정신없이 내닫던 일상에서 쉬어감이 사치가 아니라 휴식임을 깨닫게 되기까지 얼마나 분주하게 살아왔는지 새삼 깨닫는다.
밤새 빚은 송편에 솔잎을 깔고 찌어낸 외할머니의 송편은 얼마나 맛있었는지, 달짝지근한 깨넣은 송편만을 골라먹고 어쩌다 콩이 든 송편을 한입 깨물어 슬쩍 옆으로 밀어놔도 아무소리 안하시던 외할머니의 웃으시는 못습이 많이 그립다. 며칠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 싶고 먼저 돌아가신 작은 외삼촌이 너무 보고 싶다며 우시는 엄마께서 나이들면 엄마가보고싶지 않을줄 알았는데 칠십이 넘어도 엄마가 보고 싶다는 그 말씀에 맘이 울컥해졌다. 죽을때까지 그리움을 껴안고사람은 살아 가는구나 싶다. 이곳으로 오신지 십여년만에 추석 나들이를 준비하시는 부모님의 분주한 모습에 풍성한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