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가을 언저리에 홀로 서 있네.
하늘은 어제의 그 빛이 아니고
추락하는 낙엽 또한 어제의 그 빛깔이 아니네.
햇빛은 한여름의 수고를 열매로 맺고
들녘은 긴 휴식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네.
흔들거리는 가지 사이로 햇빛의 향기가 날라오네.
가을 햇빛은 치열했던 여름의 그것과 너무나 다르네.
그 향기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누구도 그 길을 알 수 없지만
언젠가 그 향기를 따라갈 때면
오늘 같은 하늘빛이 함께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