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은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을 못하지요. 그래서 천진난만하다고 하나 봅니다. 어른들은 어린아이 시절을 살아 봤기에 시간의 흐름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르냐"는 인사를 주고받게 되나 봅니다. 연말 연초의 덕담들이 코로나 시대엔 더 진심으로 마음에 와 닿았었습니다.
아침에 이메일을 보던 아이린이 울먹이며 자신의 전화가를 건넨다. “엄마 내 친구 데니가 어젯밤에 죽었데. 데니는 내 친구야..” 무슨 소리냐며 내용을 확인했다. 아이린이 오랫동안 몸담고 있는 Young Life의 회원이었던 데니는 행사가 있는 날이면 늘 만났던 부드러운 미소에 착한 눈매를 지닌 청년이었다.
여름을 보낸 나뭇잎 사이로 쏟아져내리는 가을빛이 아름다운 날들이다. 굳이 단풍을 보려고 멀리 갈 필요는 없지만 사방이 막힌 듯한 답답한 일상을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은 마음의 소리를 쫓아 그림처럼 펼쳐지는 남가주 북쪽 끝에 위치한 시에라 산맥과 함께 가을이 숨 쉬는 곳, 비샾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