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 분주한 아침의 고등학교 정문 앞, 오늘도 코니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모두들 클라스를 향해 바삐 걸어가는데 코니는 늘 아침이면 그렇게 서 있는다.
코니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불편한 예쁜 아이다. 아이린과 여러 활동을 함께 하기때문에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 아이인데 며칠 전 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미니밴 한 대가 정문 앞에 서자 약간 다리를 저는 코니가 얼른 달려가 뒷문을 연다. 앞 좌석에는 다리가 많이 불편한 친구가 내리려 준비 하고 있고 코니는 친구의 가방을 얼른 집어 들고 있지 않는가? 매일 아침 먼저 도착한 코니는 친구를 기다리고 그 다음엔 차의 뒷문을 열어 친구의 가방을 들고 함께 클라스를 향해 걸어간다. 보통 사람들의 기준으론 많이 부족한 아이들, 하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이 아이들을 우린 누구라 부르는가?
오늘도 나와 눈이 마주치자 반갑게 손 을 흔드는 코니의 양 볼이 빨갛게 물들어 있다. 다를뿐인데, 그 다름으로 인해 얼마나 많이 불편해 하는지, 얼마나 많이 좌절하고 지치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 왜 그렇게 만드셨냐고 당신께 따졌는지…
답은 늘 똑같았지요. 사랑의 다른 표현이라고, 좀 더 특별한 표현이라고…
Welcome to Hollland란 글이 생각난다.
당신이 아기를 갖게 될 때 그것은 마치 이탈리아로의 멋진 여행을 계획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한뭉치의 안내책자를 사고, 멋진 계획을 세우지요. 원형경기장도 가보자...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도 봐야지...베니스의 곤돌라는 얼마나 멋질까... 또 당신은 이탈리아에서 사용할 몇 개의 간단한 문장도 연습하겠지요. 이 모든 것은 정말 흥미 몇 달의 간절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출발 날짜가 되었고... 당신은 가방을 챙겨서 출발을 하겠지요. 그리고 몇 시간 후, 비행기가 착륙하고 여승무원이 말합니다.
"네덜란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네덜란드라고요??" "지금 네덜란드라고 했나요? 나는 분명히 이탈리아에 간다고 예약했는데, 지금 이탈리아에 도착했어야 한다고요!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탈리아에 가기를 고대해 왔는데요!"
하지만 비행계획에 변화가 생겨서 네덜란드에 착륙한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여기 머무를 수 없게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끔찍하고 혐오스럽거나 더러운 곳에 온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역병과 기근, 질병으로 가득한 곳도 아니고요. 그저 다른 곳일 뿐이지요.
이제 당신은 나가서 새로운 안내책자를 사야하고, 전혀 다른 언어를 배워야 하고, 이전에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는 단지 다른 곳일 뿐이에요. 이탈리아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모든 것이 이탈리아보다 천천히 진행되지만, 얼마 후에는 숨을 돌리고 주위를 둘러보게 될거예요. 그러면,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이 있고 램브란트의 그림이 있는 아름다운 곳임을 깨닫게 될 겁니다.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은 이탈리아 여행을 하고 와서 잘난 체를 하며 거기서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는지 자랑하겠지요. 아마도 당신은 여생동안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나도 거기에 가려고 했었어요. 그렇게 계획했었지요." 그리고 그 아픔은 아마도 잘 사라지지 않을 꺼예요. 왜냐하면 이탈리아로 가는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주 큰 상실감이거든요.
하지만, 이탈리아에 가지 못한 것을 계속 슬퍼하기만 한다면 당신은 매우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것을 영영 즐기지 못하게 될 수 있어요. 바로 아름다운 네덜란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