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갱 깽깽.... 아이린이 잠자리에 들어가는 순간 오늘도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며 잠들기전의 곤욕을 치러야 하는 우리집 강아지 나나의 비명은 매일밤 계속된다. 치와와 믹스에 커다란 귀를 가지고 있는 오파운드가 채 안되는 나나는 온가족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다. 너무 이뻐 어쩔줄 모르는 강아지에 대한 아이린의 사랑은 남다르지만 그 표현 방식이 너무 거칠어 나나는 아이린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니지만 잠 잘때 만큼은 꼼짝없이 아이린과 한 이불울 덮고 잘 수 밖에 없다. 잠들기 전까지 나나를 불러대며 귀챦게 구는 아이린에게 강아지는 장난감이 아니라 잘 돌봐야하는 아기같은 거라고 수도 없이 설명해 주었지만 그 때 뿐이다. 며칠전 담임 선생님과의 미팅에서 아이린이 요즘 강아지를 잘 돌보고 있다는 애기를 하더라는 말에 웃음이 나왔지만 그 생각만으로도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전 갑자기 강아지가 아퍼서 밤에 응급실을 데려가야 할 때에도 아이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나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다. 그 기도 덕분인지 나나는 회복되었고 더욱 건강해져서 온 집안을 날라 다니고 있다.
여섯살이 된 골든리트리버 버디는 나나가 온 이후로 아이린의 관심밖으로 뚝 떨어져 나갔고 그 덩치에 밥그릇을 나나에게 빼앗기고도 쳐다만보는 신세가 되었지만 적어도 나나처럼 밤마다 비명을 질러야하는 사랑의 표현은 받진 않아도 되니 어쩌면 나나한테 고마워 해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매일 계속되는 나나와 아이린의 쫓고 좇기는 일상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도 작은 행복으로 되돌아 오고 있음을 꼬리 흔드는 작은 강아지의 몸짓에서 새삼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