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형제 여러분, 우리는 육에 따라 살도록 육에 빚을 진 사람이 아닙니다.
13 여러분이 육에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로마 8, 12-13)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16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17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그분의 적대자들은 모두 망신을 당하였다.(루카 13, 15-17)
시월도 저물어 갑니다. 어느새 나무의 잎들도 바닥에 떨어져 뒹그는 것들이 더 많아졌고, 아침 저녁의 기온은 살에 닿는 차가움이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마음은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 미동도 않고, 생각은 또 무엇을 쫓고 있습니다.
어떤 위대한 인간도 시간 만큼은 자신을 겸손하게 만드는 지혜를 지니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사람 눈에 들어오는 모든 만물이 변해가면서 묵상하라고 남겨주는 신의 말씀들을 담는 마음의 그릇이 필요한 때입니다.
사람으로서의 지닐 수 있는 따뜻한 마음, 순결하고 거룩한 자태가 계절의 한기 또한 무색하게 합니다. 교회의 오랜 가르침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며, 그 어떠한 완고한 사람도 바꾸어놓을 수 있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무엇을 쫓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매일 반복되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내일의 무엇을 또 다짐하는가?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저 그런 하루를 쌓아가고 있지는 않겠지요. 오랜시간 지금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계시는 분과 같은 분을 만나기위해 희망의 끈을 한순간도 포기 하지 않고 매일을 기다리는 힘은 초인적인 축복의 기회만이 아니라 지극히 겸손한 기대와 다짐의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