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일
1독서 이사 6,1-2ㄱ.3-8
2독서 1코린 15,1-11
복 음 루카 5,1-11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복음. 루카 5,10)
인생은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입니다. 하느님은 부르시고 우리는 응답하기 위해 지금 여기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부르실 때는 그에 합당한 은총도 주십니다.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자기 자신은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라고 고백하지만 하느님께서 그를 정화시키시어 예언자의 역할로 부르십니다. 2독서에서도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는 사람이었지만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푸시어 그를 사도로 내세우십니다. 복음에서 보는 시몬 베드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니고 인격이 훌륭한 것도 아니지만 하느님의 은총으로 사람 낚는 어부가 됩니다.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이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합니다. 1독서에서 이사야는 하느님은 거룩하신 분, 만군의 주님이라고 외칩니다. 거룩하신 분은 모든 죄를 없애시는 권능이 있으며, 모든 만물 위에 계시는 분입니다. 그러면서 이사야 자신은 입술이 더러운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 역시 주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돌아가신 분, 부활하신 분이라고 고백하며, 동시에 자기 자신은 칠삭둥이 같이 모자라는 사람이며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복음에서 시몬 베드로 역시 주님의 큰 권능 앞에 자기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 고백합니다.
하느님은 큰 권능을 가진 분, 우리 자신은 칠삭둥이 같은 존재임을 알게 되면 자연적으로 하느님께 온전히 내어 맡길 수가 있습니다. 내어 맡기는 것은 자기 자신을 비우고 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삶의 주인이 하느님임을 믿는 것입니다.
시몬 베드로는 고기잡이 전문가입니다. 예수님은 목수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인생의 전문가이고 세상의 전문가입니다. 인생을 제대로 살려면 인생의 전문가인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그 실천 방법이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1독서. 이사 6,8) 내어 맡길 때 비로소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온전히 따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복음. 루카 5,11)
모든 것을 있게 하신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통하여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이나 하느님께서 시키시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그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한 것입니다.”(2독서. 1코린 5,10) 믿음은 하느님이 내 안에서 살게 합니다.
되는 것은 되는 대로 안 되는 대로 다 의미가 있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특별한 뜻이 있으며, 우연하게 보이는 것도 오묘한 섭리가 있습니다. 어느 하나라도 버릴 것이 없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온전히 내어 맡기는 사람은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