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6주일
1독서 에제 18,25-28
2독서 필리 2,1-11
복 음 마태 21,28-32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복음 환호송. 요한 10,27)
목자이신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 곁에 계시면서 우리를 보호해 주십니다. 먹을 것을 주시고 잠잘 곳을 마련해 주시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주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주님의 목소리는 상황을 통하여 들려옵니다. 그러므로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가만히 살펴보면 주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각자 처해진 상황이야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사람이 처해진 같은 상황이 있습니다. 그것을 시대의 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별적인 상황은 전체적인 상황 안에서 해석되고 받아들여지고 적용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은 거기에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매순간 ‘지금 여기’에서 우리를 부르시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코로나 19가 올해 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은 거의 확실하고 2년 또는 더 길게 갈 수 있다고 합니다. 펜데믹은 감염병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때 유엔에서 선포합니다. 코로나 19를 비롯하여 기후 온난화로 인한 홍수, 태풍, 산불 등 기상재해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시대의 징표입니다.
코로나 19는 다른 기상재해들과는 다르게 중국 우한에 있는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기후 온난화로 인해 예상되지 않는 바이러스나 병원균이 생겨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의 징표에서 회개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5년 반포한 생태회칙 ‘찬미 받으소서.’에서 생태적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셨으며, 하느님의 모습을 지닌 사람은 피조물을 보호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무분별하게 지구를 파괴하여 왔으며 그 결과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피조물은 우리의 이웃이라는 것을... 이웃이 울고 있는데 나 혼자만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것이 성경 전체의 가르침입니다.
지구가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지구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코로나 19를 보내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지구에게 죄를 지은 결과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생태적 회개를 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하여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하고 일렀다. 그는 ‘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아버지는 또 다른 아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그는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대답하였지만 가지는 않았다.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복음. 마태 21,28-30)
죄는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는 것이지만 회개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면서 살았는지 반성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지구는 사람인 ‘나’ 혼자만 사는 집이 아니라 사람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이 함께 사는 집이며 또한 ‘우리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가야 할 ‘공동의 집’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님 회칙 ‘찬미 받으소서’ 참조). 이 마땅한 의무로부터 어느 누가 예외일 수 없습니다. ‘나’의 일이고 ‘우리’의 일이며 ‘모든 인류’의 일입니다.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2독서 필리 2,4)
기후온난화는 생태계 파괴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무분별한 개발, 탄소 배출, 일회용과 플라스틱의 제품에서 만들어지는 생활 쓰레기, 수질 오염 등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됩니다. 그 원인은 누가 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한 것입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너’ 가 잘 해라 가 아니라 ‘내’ 가 잘 해야 하며 국가가 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내’ 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지나친 냉방과 난방을 자제해야 합니다. 일회용과 플라스틱 제품을 줄여야 합니다. 주방 세제, 빨래 세제, 샴퓨 등 세제 사용을 줄여야 합니다. 물을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실천이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며 우리 자신과 지구를 살리는 회개의 삶입니다. 실천 없는 믿음은 악세사리일 뿐입니다.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1독서. 에제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