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인 대축일
1독서 묵시 7,2-4.9-14
2독서 1요한 3,1-3
복 음 마태 5,1-12ㄴ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복음. 마태 5,1)
하느님을 믿는다고 해서 부자가 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믿으면, 가난해도 행복하고 박해를 받아도 행복하고 모욕을 받아도 행복합니다. 진리이신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것은 진리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
우리가 곧잘 아는 대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똑 같은 일이라도 어떻게 마음을 먹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바깥 조건은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지만 우리 마음은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마음은 말씀을 먹으면서 살아갑니다. 우리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하느님 말씀을 먹어야 합니다. 하느님 말씀은 생명의 양식입니다.
음식을 먹어야 육신의 눈이 볼 수 있듯이, 생명의 양식인 하느님 말씀을 먹어야 영혼의 눈이 밝아집니다.
영혼의 눈이 밝아지면 보이지 않는 것이 보입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히브 11,1)
하늘 나라는 육신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영혼의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영혼의 눈이 있어야 하느님을 볼 수 있습니다.
1독서는 하늘 나라의 한 부분을 보여줍니다. “나 요한은 다른 한 천사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인장을 가지고 해 돋는 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묵시 7,2)
하느님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 부족함이 없습니다. 무엇이 다 채워져서 부족함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만으로 넘치도록 충분하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돈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행복하다고 하면, 모든 일이 잘 되어야 행복하다고 하면 그 행복은 가짜입니다. 하늘 나라는 돈이 필요하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의미가 없으며 모든 일을 애써서 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하늘 나라는 죽고 나서 가는 나라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사는 나라입니다. 영혼의 눈이 뜨인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영원한 생명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
행복하기 위해서는 하느님 말씀을 밥 먹듯이 먹어야 합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느님 말씀을 먹어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일에 쫓기면서 사는 것은 목적없이 사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죽음으로 끝납니다. 그러한 일에 매달리며 사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먹는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양육되는 사람 즉,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2독서. 1요한 3,2)
하느님의 말씀을 먹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면 하느님처럼 됩니다. 하느님처럼 되면 가난해도 행복합니다. 슬퍼도 행복합니다. 박해를 받아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