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눈에 드는 종
1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이사 42, 1)
1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베타니아로 가셨다.
……..
2 거기에서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졌는데,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더불어 식탁에 앉은 이들 가운데 끼여 있었다.
3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요한 12, 1-3)
발타사르 그라시안(1601-1658 스페인 예수회원)이라는 예수회 사제가 있었는데, 그의 어록인 ‘사람을 얻는 지혜’라는 글을 보면 신앙인의 지혜는 특별한 체험이나 지식에서 얻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의 마음을 깊이 성실하게 살펴보며, 내적인 평화를 유지해가고자 한다면 그 순수함을 토대로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자기만의 사명이 무엇인지 결코 소홀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준다고 합니다.
사람 관계안에서 자주 기억되고, 때론 삶의 길을 다시 찾아야 할때 물어보고 싶고, 도움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는 과연 몇사람이 떠오르십니까? 어느 누가 진정한 벗으로 곁에 머물러 있습니까? 조건없이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하나만의 선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겠지요.
인간 예수, 인류역사안에서 수많은 의인들과 성인들이 있지만 그리스도 교회 역사를 이끌어오신 주인공으로 인간 예수의 따사로움, 그리고 예수의 발자취들을 통해 올바른 사랑의 실천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그분을 기억하고, 삶을 되새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앙생활을 다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의 시작인 가정이나 평범한 인간관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 사람의 균형잡힌 인격과 인성 그리고 어떤 집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듬어진 인격이나 영성적인 측면은 복음에서의 예수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즉, 한생을 통해 그러한 면들을 닮아가려고 애를 쓴다고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여겨질 것입니다.
위의 복음에서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바르고 눈물로 앞으로의 삶을 새롭게 다짐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계시는 장면에서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셨는지 말로 그 모두를 풀어낼 수는 없지만 분명히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 있습니다. 즉, 마리아의 순수한 정화, 진심어린 회심일까요? 주님 눈에 드는 사람이란 바로 이렇게 흔들림없는 다짐을 고백하는 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영적독서
1. 애가 3, 1-31 고통과 희망
2. 갈라 2, 15-21 믿음으로 얻는 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