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마음으로
8 여러분은 한때 어둠이었지만 지금은 주님 안에 있는 빛입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에페 5, 8)
10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어떤 회당에서 가르치고 계셨다.
11 마침 그곳에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가 있었다.
그는 허리가 굽어 몸을 조금도 펼 수가 없었다.
12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를 보시고 가까이 부르시어,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하시고,
13 그 여자에게 손을 얹으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루카 13, 1-13)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맘껏 호흡하면서 복잡하고, 혼탁한 영혼을 맑게 저 푸른 하늘처럼 바꾸어 가슴에 담았으면 하는 희망을 갖게 하는 나날들입니다. 대한 민국의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높고, 푸르고, 그 사이 사이 떠 다니는 구름 조각들이 우리 각자의 얼굴을 닮아 있기때문이며, 지나온 날들이 지닌 상처와 곱지만은 않은 인생의 굴곡들을 사랑으로 덮어주고 있기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신앙의 겸손한 빛은 그 만큼 신비적이며 동시에 인간적이고, 구체적인 우리의 시간과 함께 흘러가기에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게 다가옵니다. 우리 모두 저마다 크고 작은 어둠들을 가슴에, 기억에 담고 살아갑니다.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함과 양보할수도 없는 자신만의 멍에이며,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무거운 짐이지만 그 또한 우리의 삶의 얼굴입니다.
한편, 기도하는 이들의 성실한 기다림은 때로 순간 순간의 시간이 너무나 큰 고통과 좌절로 그동안 쌓아온 인내와 희망까지 그 모두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 유혹입니다. 주님을 바라보고, 영원한 하늘을 올려다 보는 마지막 힘까지 내려놓게 하려는 술수 일 것입니다.
희망을 사랑하지만 때로 답답하고, 더딘 하늘의 응답이 쉽게 우리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더욱 마음 추스리며 지금까지 신앙이 걸어온 그 길을 다시금 항구한 마음으로 일으켜 세워가도록 합시다. 빛의 자녀들은 기다림이 강점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를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영적 독서
1. 예레 31, 17-20 네 앞날은 희망이 있다.
2. 애가 3, 22-31 주님은 나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