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5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요한 묵 2, 4-5)
41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42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43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루카 18, 41-43)
위령성월이라서 그럴 수 있고, 또 입동도 지나고 계절은 점점 기온이 낮아지면서 해도 빨리 떨어지고, 게다가 바람까지 약간 불면 더욱 마음이 스산해집니다. 본래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오랜 친구처럼 자신의 그림자 하나로 만족하며 또 다른 한사람을 부담스럽게 여기기도 합니다.
자신의 변해가는 모습을 성실하게 살피며 새로운 날들을 맞이한다는 것은 보통 정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시간을 잊을 만큼 온 마음과 정신을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늘 하루를 정리하며 무엇이 남아 있는지, 무엇을 못 비우고 그대로 채우고 있는지를 살펴야하는 과제가 주어집니다. 내일도 다시 싸워야겠지요.
마음이 닫혀서 자신과 이웃을 못보는 답답함이 있을때 그 또한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위의 복음에서 자신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해결해 주실 수 있는 분에게 주저하지 않고 청하는 용기와 깊은 신뢰는 늘 마음으로 깨어 준비해왔음을 일깨워줍니다.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그에게 공동체와 이웃은 어떤 사람들로 여겨질까요?
사람은 환경과 그 사람의 내면에서 꿈틀대는 불완전한 욕구들로 인하여 자신은 물론이고 이웃과 공동체에서 서로의 ‘관계의 불편함’들을 만들어냅니다. 상처와 오해, 미움 또는 절망 등이 생겨나면서 ‘분열의 동력’으로 작용하게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 얼마든지 쉽게 만날 수 있는 삶의 실질적인 동반자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의미는 이 모든 것들로부터 완전한 자유로움을 얻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사랑으로 함께 동행하는 것입니다.
영적독서 1. 요한 15, 18-27 세상이 너희를 미워할 것이다. 2. 1 요한 3, 11-24 사랑의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