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표징이 지상으로 내려오심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이사 7, 14)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루카 1, 38)
해마다 이맘때면 거리는 성탄 분위기와 노래,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얼굴 표정들이 모두 설렘으로 가득하고, 모두들 자신의 깊은 내적 어둠은 있겠지만 애써 마음의 깊은 고통이나 어려움들을 이때는 잘 드러내지 않으며, 마냥 순간의 때를 즐기려는 모습들이었을텐데, 현실은 야속하게도 그런 시간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둠은 깊어보여도 곧 걷히리라는 희망과 행복의 시간들을 가슴에 담으려는 노력들이 애처롭게 다가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에는 자신의 역량과 물리적 한계, 운명적 시간이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인류가 처해있는 환경조건이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 없는 우리 스스로 빚어낸 것이기도 하며, 반드시 이겨나가야만 살 수 있고, 희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늘로부터 오시는 분에 대한 기다림과 경건한 마음은 우리가 지닌 인간적 한계와 부족함 그리고 성실하지 못했던 면들까지 제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는 진정한 기회와 초대의 때가 되며, 다시는 하늘의 뜻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는 새로운 삶의 축복이 될 것입니다.
한편, 언제나 하늘이 기뻐하는 성실한 종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의미는 가시적 어떤 기적을 마음에 두지 않아도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 주님의 응답과 배려하심이 그동안의 모든 근심과 걱정, 불안함까지 모두를 한순간에 잊게 하는 은총의 기회와 함께 응답해 주신다는 의미이며, 곧 주님의 연민의 마음이 천상의 선물로 내려온다는 약속이 희망을 갖게 합니다.
이제 문 밖까지 다가선 성탄의 신비와 감사의 시간을 온 마음으로 맞이 하도록 합시다.
영적 독서
1. 시편 65, 1-14 하느님, 시온에서 당신을 찬양함은 마땅하옵니다.
2. 바룩 2, 11-35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