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말로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내가 제자들처럼 듣게 하신다.(이사 50, 4)
그리스도 교회 전례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며 신비이고, 영원한 세계로 눈을 돌리게 하며, 쉽게 꺾이지 않는 희망으로 초대되는 성주간의 시작입니다. 특히 성주간 독서 말씀으로 고난 받는 야훼의 종의 노래를 듣고 묵상하게 합니다. 이사야 저자들은 당신들에게 부여된 사명이 미래적 사건만이 아니라 당시에 자신들의 민족에게 처한 현실과 이를 극복해가야 하는 과제들을 함께 묵상하고 기다리며 어려웠던 시간들을 이겨나갔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 세계는 어떠한가요? 불안하고 초조하고, 두렵기까지 한 나와 이웃, 그리고 이 모든 상황에 직면해있는 교회,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찾아가야 하겠습니까? 지금까지 익숙하게 하루 일과를 맞이했던 시간들에서 벗어나 오히려 더욱 나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한계를 드러내며 새로운 길을 찾아가야 하는 안타까운 모습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따금씩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많이 달라질 거라는 제안의 속삭임들 중에서 어둠에서의 희망의 빛을 보려고 합니다. 또 지금까지 세상은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는가를 깊이 성찰하게 합니다. 과학의 힘을 빌어 달나라와 그 외 다른 별나라까지 우주 정거장을 만들고, 머지않아 다른 행성으로 여름, 겨울 휴가를 가려고 하는 지금에서 코로나 하나로 속수무책 문명세계가 벌벌 떨고 있는 현실, 헛웃음까지 내비치는 것은 좀 모순되다 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우리에게 정말 소중하고, 물리적인 생명의 시간, 지극히 멀리 있지 않은 시간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양보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마다 보여지고, 가슴에 담는 내용들이야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것은 우리 모두는 길 위에 사람들, 끊임없이 움직여가야 한다는 현실이고, 거부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인터넷이나 TV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불안하고, 참담한 소식들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다시금 추스르고, 고개를 들어 묵묵히 오늘도 당신의 길을 가시는 주님 곁에서 우리 또한 우리의 방법, 각자에게 가장 어울리는 일이나 마음가짐으로 한 주간, 가장 거룩하고 우리에게 변함없는 위로와 축복의 주간으로 시작합시다. 교회의 신비와 세상도 범접 못하는 힘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코로나는 부끄러워 물러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