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양로병원에 입원하신지 어느새 이년반이 되었다. 서서히 기능을 잃어가는 폐의 무력함과 함께 아버지는 점점 더 야위어가고 최근 들어서는 잠시도 산소 마스크없이는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안좋아지셨다.
숨, 숨쉬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우리, 하느님이 태초에 숨을 불어 넣어 창조한 인간, 그 숨을 쉬기위해 여러번의 수술을 거듭하며 아버지는 힘든 세월을 보내고 계신다.
오늘은 “너무 미안하다. 너희들을 고생시켜서 미안하다” 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아버지 앞에서 나 또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것 만 같았다.
오랜 세월 병마에 시달리는아버지를 통해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세지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온 가족이 함께 가고있는 힘든 여정 앞에서 주님은 무어라 말씀하시지 않는다. 그 분의 뜻이 도대체 무엇인지, 온갖 종류위 고통앞에서 좌절하는 힘없는 인간이 결국에 기대고 바라보아야 하는것이 무엇인지..
힘겹게 가쁜 숨을 내쉬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내 가슴은 무너지고 또 무너진다… 아버지가 선종 하실수있게 도와달라는 자비의 기도도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아버지의 고통을 허락하신다는 나의 신앙관도 궁색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야윌대로 야윈 아버지의 등을 쓸어드리며 “다 좋아질거예요….” 꼿꼿하고 강인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차츰 차츰 느껴오는 죽음의전조 앞에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의 모습에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버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드리는것 뿐이다.
예수님의 부활처럼 우리도 부활하리라는 확신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영혼으로까지 느낄수 있다면 그래서 아버지도 좀 더 편안해질수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