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96세 되신 어느 노교수의 말씀이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 사랑이 있는 고생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사랑없는 고생은 너무 불행한 일이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 자신과 소유를 위해 살았던 것은 다 없어지고 남을 위해 살았던 것만이 보람으로 남는다...”
요즘의 나는 너무 바쁘다. 둘째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내 인생의 쉬어가는 시간이 드디어 왔구나 하기가 무섭게 아버지의 병세가 점 점 악화되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심신이 약해진 엄마를 돌봐야 하는 일까지 모든게 나와 남편의 몫이 되어 버린 바쁘고 때로는 짜증나고 힘든 일상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오랜 세월 우리 아이들과 가정을 돌보아 주셨던 부모님 덕분에 나름대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 나로선 마땅히 부모님을 정성을 다해 모셔야 하는데 아버지의 병세가 깊어 감에 따라 내 마음엔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없는 의무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것 같아 내 스스로도 놀라곤 한다.
시간을 쪼개어 부모님을 돌보는 시간을 갖는것 보다 내 마음에서일어가는 한숨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여러가지 해야 할 일들이 머리속을 가득 채우고 분주한 하루가 끝날때면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내게 행복은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살았던 보람으로 기억되지 않았다.
모든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침묵속에 쉴 수 있었던 3일간의 피정이 내겐 쉬어가는 자리였다. 침묵이 주는 두려움이 하루를 넘기지 않았고 침묵속에 더 많이 느끼고 통할 수 있는 길이 있음을 차츰 느끼게 되었다. 그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말속에 살아 왔는지,, 사실 그리 많은 말이 살아가는데 필요치 않음을 알게 되었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면서 주는 여유가 날 재촉하지 않는 일상으로 이끌었고 하루를 보낸뒤 나 자신을 성찰 하는 밤의 시간이 심신의 평온함으로 잠들게 해주었다.
무언가를 갖기 위해 달려 갔던 하루,, 그래서 가졌지만 또 다른 소유욕이 나를 부를뿐 내가 가진 그것 위에 행복은 오래 머물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행복은 사랑이 담긴 무엇가를 했을때만 내 안에 간직할 수 있음을 나도 이젠 배워 가야할 나이가 되어 가는가 보다.
행복을 애기한 저 노교수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를 60이 넘어가면서 70세 정도 까지라고 말씀하셨다. 행복은 반드시 나이가 들어감에 생기는 지혜에 비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은 누구나 병들고 늙고 죽게된다. 나 또한 이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지난 시간들 속에 행복했던 기억은 사랑이 담긴 그 무엇 이었음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