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쎙덱쥐뻬리의 "어린왕자" 만 어른이 읽는 동화가 아니었다.
" 마당을 나온 암탉" 은 어른들,
특히 세상의 엄마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책을 읽었는데,
작년 1월 한국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에니메이션 이지만,
몇번이나 울컥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했었다.
** 늙은 암탉이 있었다.
그녀의 평생 소원은,
단 한번 만이라도 알을 품어보는 것이었다.
알을낳고, 알을 품어 병아리를 깨어나게 하는...
암탉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이고,
지극히 평범한 그 기본권 마저도 빼앗기고,
무시당하고,무참히 짓밟힌 삶.
그것은,
좁은 닭장에 갇혀 평생 주어진 사료나 먹고 알만 낳다가 죽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스스로 자신에게 "잎싹" 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는,
커다란 양계장 문틈새로 뻬꼼이 보이는 마당을 동경했다.
언젠가는 자기도 저 마당으로 내려가,
땅에 발을 딛고서서 산들바람을 느끼고,
하늘을 올려다 보리라는 꿈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럴때마다,
양계장에 놀러와 그녀들의 사료를 축 내는 참새는 말했다.
꿈 깨라고..
너의 삶은 이렇게 평생 알이나 낳다 죽는 거라고,..
그녀는 결심했다.
자유를 위해 목숨과 맞바꾸기로...
죽으면 이곳을 나갈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먹기를 거부했다.
아니, 죽은척 해서 이 닭장을 탈출 하리라고 결심한다.
그녀의 계산대로,
농장주인은, 털이 빠지고 비실비실 죽어가는 닭들을 추려내어
뒷산 구덩이에 쏟아 버린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정신을 추스리고 간신히 일어서자마자,
외눈박이 족제비에 쫓겨 혼비백산 하는 그녀를
날개가 부러진 천둥오리가 구해준다.
그리고는,
그녀는 그렇게도 꿈에 그리던 마당으로 돌아온다.
흥분해 어쩔줄 모르는 목소리로 그녀는 소리친다.
얘들아 얘들아, 내 이름은 잎싹이야..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리고, 너희 오리들 아침마다 줄지어 지나가는 걸 보았어
내가 이름을 지어 놓았단다.도,미,솔,도..어때?
그리고, 너 수탉 ! 아침마다 그 멋진 목청으로 우리들을 깨워줬어.
네 이름은 모닝 이라고 부를께 어때?
커다란 수탉은, 거칠게 말한다.
당장 나가라고..네가 들어오면 여기의 규율과 질서는 무너지고 만다고...
그리고,이미 암탉은 두마리나 있기 때문에 넌 필요없으니 당장 나가라고..
마당은,
세상의 축소판이다.
그곳에는 선택받은 자들의 기득권층이 있었고, 알력이 있었고,
새로움을 배척하는 기존세력이 있었다.
나름의 규율과 질서가 자리잡고 있었다.
잎싹은 마당에서 쫓겨나 무서운 족제비가 있는 숲속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날개없는 천둥오리를 만나자,
" 나그네"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어느날밤,
나그네의 아내가 외눈박이 족제비에게 죽임을 당하던날,
잎싹은 버려진...
눈부시게 하얀 알을 발견한다. 그리고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고는, 조심스럽게 그 알을 품었다.
잎싹은 눈물나게 행복했다.먹지 않아도..
자지 않아도..
알을 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했다.
알이 깨어나던날,나그네는 잎싹과 어린 새끼를 보호하기위해
외눈박이 족제비와 싸우다 목숨을 잃는다.
어린 아들이 태어남에, 잎싹은 기절할만치 감사했다.
세상에, 내 아기가 태어 나다니...
이뻐서, 너무 이뻐서..
기뻐서, 너무 기뻐서...그녀는 꿈만 같았다.
아이의 머리가,
초록색을 띄어서, 초록 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초록이가, 걷고, 말하고,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잎싹은,
천둥오리라서 선천적으로 헤엄을 잘 친다는 걸 알지 못하고,
달수씨인 수달에게 호들갑을 떤다.
아무래도 내 아기가 천재인것 같아요..하고..
세상의 엄마들은 다 그렇게 착각을 한다.ㅎㅎ
아이는 커 가면서,
자신은 엄마와 다르다는걸 알게된다.
초록은,
자신의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반항을 하기도 하고, 삐뚤어진다.
..얘들이 놀려 엄마는 내 친엄마가 아니라고..
잎싹은,
자기한테는 없고 초록이 한테는 있는 물갈퀴를 나뭇잎으로 만들어 신는다.
(이 장면에서도 울컥 했다.ㅎㅎ)
하지만 우린 여기서 알아야만 한다.
다양성이란,
다르다는 것이지 그르다는 것이 아님을..
동시에,
우린 그들을 편견없이 보듬어야 할 메세지를 받는다.
그리고, 난 생각했다.
자식은 부모를 포기 할지언정,
부모는 죽어도 자식을 포기하지 못한다는거...
족제비와 잎싹의 대화에서,
자연생태계의 커다란 먹이사슬을 깨닫게 된다.
나는 늬들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어.
단지 내가 배가 고팠을때 내 눈에 띈것 뿐이고,
지금 내가 너를 잡아 먹으려는건 굶주린 내 새끼들을 먹이기 위해서야..
단지, 생태계의 포식자 였을 뿐이다.
그뿐...
초록이의 아빠가 철새들의 훌륭한 파수꾼 이었듯이,
자랑스런 파수꾼이 된 초록이에게,
그의 무리들과 함께 길을 떠나게 하면서 그녀는 말한다.
"나는 괜찮아 .. 아주 많은 걸 기억하고 있어서 외롭지 않을 거야"
그녀는,
자신이 이미 늙었고, 곧 죽을거라는걸 알고 있었다.
웃으면서 초록이를 보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멀리서 다가오는 족제비에게 아무런 반항도 하지않고
먹이로서 자신을 내어준다.
그래..네 새끼들을 먹이렴...
똑같이 자식을 키워본 어미로써...
불심깊은 불자같은 보시를 행한다.
화면은 바뀌어 계절의 변화를 보여준다.
눈 내리고 혹독한 추위의 겨울이 지나고,
초록의 물결로 봄이 오고, 여름이 지나지만,
자연는 변함없이 그대로다..
살아있는것들의,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생태계의 순환법칙을 일깨운다.
에니메이션 이지만,
어른들에게 많은걸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잘 만든 한편의 영화는,
가슴속에 오랫동안 감동으로 남게된다.^*^...